• 최초 작성일: 2008-05-16
  • 최종 수정일: 2008-05-16
  • 조회수: 7,634 회
  • 작성자: 무지개타고
  • 강의 제목: 칼질(?)의 달인

엑셀러 권현욱

들어가기 전에

'통계'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보다 그렇지 않은 기억이 많습니다만, 최근 들어 통계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 함께 할 주제는 '무지개타고'님의 재미있는 통계이야기입니다. '무지개타고'님은 '통계로 세상보기'라는 블로그(https://onrainbow.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유의 위트와 재미가 있는 통계 강의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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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들락거린 병원 여기저기에 붙어있던 기사다.

그 병원은 자기네가 많은 수술 경험으로 수술 성공률 또한 높다는 식의 얘기를 하고고 싶은 것일텐데, 정작 객관적인 수술 성공률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언론 기사를 통해 자기 병원을 찾아온 환자를 안심시키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이는 병으로 시름하는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유하는 상술은 아닐까?(너무 음모론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군)

수술을 많이 한 병원일수록 좋은(?) 병원인지 검토해 보기 위해 한정된 정보이지만 기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정리해 봤다. 물론 내 마음대로 정리했기에 인용 및 처리 과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에 주의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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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상식이 빈약하여 수술 종류에 따른 위험도를 나타낼 순 없지만, 뇌와 심장의 중요성을 논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들 부위의 1인당 진료비가 1천만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수술 자체도 상당히 큰(?) 수술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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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제공한 정보 중 1인당 진료비 자료를 입원1일 진료비로 나누어 추정한 진료기간에 대한 평균을 구해보면 뇌수술의 진료기간이 25일 정도로 오래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백내장 수술, 하지정맥류 수술은 하루 이틀 정도로 상대적으로 짧다. 항목별로 전체와 상위 5순위 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T-검정(대응비교)을 실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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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1일 진료비, 추정 진료기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1인당 진료비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의수준 0.05). 1인당 진료비의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은 상위 5순위 내 병원의 진료기간은 짧은 반면, 입원1일 진료비는 높아 결과적으로 전체와 비슷한 비용이 소요된 결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문제를 제기했듯이,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일수록 수술 결과도 좋을까? 아쉽게도 자료가 부족해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유추는 가능해 보인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많은 수술 경험을 통해 우수한 스킬을 갖췄다면 진료기간 또한 상대적으로 단축되어야 한다(가정이 많이 어설프지만 자료 취합에 한계가 많으니 대충 넘어가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수술건수와 진료기간의 상관계수를 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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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자료라 상위 5순위 내 자료만으로 상관계수를 구한 한계가 있음에 주의 바라고, 모든 수술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경험이 많다고 의술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즉 칼 들고 설친다고 마냥 좋은(?) 병원은 아니라는 거다.

이번에는 어느 수술이 많은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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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치핵 수술 진짜 많이 한다. 그리고 백내장, 척추, 자궁절제 순으로 많이 한다. 그럼 여기서 수술건수와 1인당 진료비용을 이용해 진료총액을 추정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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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건수나 1인당진료비 모두 중상위권에 위치했던 간색전술이 의외로 상위를 차지했다. 총액으로만 보면 간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좀 더 있어야 할 것이다. 상위 5순위 내에서 1위와 5위 병원 간의 수술건수를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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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5위 병원 간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 1위 병원에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더 많다.
  • 1위 병원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만 받는다.

전자는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고 후자는 병원이 환자를 선택하는 경우다. 여기서 병원이 환자를 선택한 경우라 해서 삐딱하게만 바라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료기관을 1, 2, 3차로 나눈 이유처럼 무한정 환자 사정만을 들어주다간 국가 차원의 의료 체계 마비가 예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어 보이는데, 척추(내시경) 수술의 경우 그 차이가 다른 수술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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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간 차이가 상당히 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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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병원엔 화타가 있나?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5위 병원보다 수술건수가 700% 가깝게 높게 나타나다니. 그런데 기사를 찾아보면 순위 간 차이 보다는 척추 수술 자체의 급증이 문제란다.

그러나 상술이든 의술이든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병만 낫는다면 굿이라도 벌이고 싶을 심정일 텐데 이런 기사가 귀에 들어올 일은 만무할 것이다.

다른 얘기지만 손자가 그랬다.

"새의 깃털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 힘이 장사라 안 하고,
밝은 보름달을 보는 것을 보고 눈이 좋다고 안 하며,
천둥 소리를 듣는 것을 보고 귀가 밝다고 안 한다"고.